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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플러스]4차 산업혁명시대, 장애인 특성 살리는 진로교육 중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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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EC  0 Comments  493 Views  21-01-12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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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복지대 장애상담과 양종국 교수


양종국 한국복지대 장애상담과 교수(뒤)와 김진주 학생이 연구실을 나오고 있다. 양 교수는 “장애인 진로교육은 장애인만이 갖는 특성을 개발하는 데 중요하며, 그 특성이 발휘되기 위해서는 법·제도도 중요하지만 장애인과 함께 살려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평택=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평창 패럴림픽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 3월 26일 열렸던 서울 강서구 장애인 특수학교 서진학교(가칭) 설립을 위한 공청회는 볼썽사나운 모습만 보여주다가 파행됐다. 한편에서는 장애에 굴하지 않는 불굴의 정신을 칭송했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장애인과 같이 살 수 없다’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 장애인들은 이 극단에서 살아간다. 장애인 중 약 90%가 후천적이라는 통계는 ‘누구나 장애를 가질 수 있다’는 의미로 장애인을 위한 시스템 구축은 사회가 꼭 갖춰야할 기본 중의 기본이다.

양종국 한국복지대 교수(장애상담과)는 “장애인을 대하는 태도가 ‘사회 성숙’을 가늠하는데 최근에 벌어진 서로 다른 모습은 아쉽기만 하다”며 “장애인들이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장애인들을 위한 배려도 중요하지만 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진로교육을 해야 될 때”라고 강조했다.

장애인 진로교육은 왜 필요한가?
 

첫째, 장애인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삶을 개척하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익힐 수 있는 것이 진로교육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장애를 삶의 본질로 수용하고 장애가 자신의 강점이라는 장애정체감을 갖도록 하는 데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셋째, 장애인들 또한 일반인들 못지않게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활동을 통해 자신의 잠재능력을 계발하고 실현하고 싶어하는 욕구에 부응해야 한다는 당위성 때문입니다. 장애인들이 비장애인과 함께 직장생활, 일상생활을 공유하고 싶어도 사회는 장애인들에 대해서 단순히 복지적인 측면과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효율성만 강조하고 장애인들의 자기실현 기회를 제한하고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장애인 진로교육 방향성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장애인 교육은 사회적인 패러다임이 바뀌었기에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진입할수록 장애인들에게 자기실현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이동권, 접근권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입니다. 이동권과 접근권의 개선은 장애인들에게 지금보다 많은 사회 참여와 소통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는 걸 의미합니다. 새롭게 바뀌는 세상에 장애인이 가진 독특한 특성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특징 중 하나인 융합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진로교육이 이뤄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의 과학적 산물을 활용하고 자기를 실현할 수 있는 도구를 활용하는 진로교육과 다양성이 존중된 체험활동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장애인 진로교육은 언제부터 시작하나?

장애인 진로교육은 장애 진단을 받는 즉시 시작해야 합니다. 장애는 다른 사람에 비해서 능력의 낮음이나 결핍이 아니라 ‘장애는 다름이고 독특한 특성이다’는 장애정체감을 장애인이 가져야 진로교육의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장애인 진로교육이 가정에서도 가능한가? 이때 유의할 점은…?

장애인 진로교육에서 가정은 진로교육의 시발점이자 큰 버팀목입니다. 가정에서 장애진단을 최초로 접할 뿐 아니라 장애인에 대해 가장 많이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장애인과 가족들은 장애를 수용하고 장애인을 독특한 개성을 가진 사람으로 대우하고 수용하는 과정을 통해 장애정체감을 공유합니다. 장애정체감을 바탕으로 가족들은 장애인 가족이 갖고 있는 특성이 무엇이고 재미있어 하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객관적인 태도로 관찰하는 게 중요합니다. 가족들은 장애를 가진 가족에게 배려하고 도움을 줘야 하는 대상이 아닌, 가족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해야 할 사람이라는 인식을 갖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장애인 교육은 일반 교육기관에서 이뤄지는 통합교육과
전문 교육기관에서 이뤄지는 특수교육이 있다. 각각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원론적으로는 장애인들이 일반 학생들과 어울려 통합교육을 받는 게 좋습니다. 그래야만 사회에 나가 일반인들과 교류하는 데 문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특수 교육대상자의 71%가 통합교육을 받고 있지만 특성화된 교육(진로)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데 있습니다. 한국복지대에 진학한 장애인 학생들 거의 모두가 통합교육을 받았던 초중등 시절에 외로움과 왕따를 경험했다고 토로했습니다. 그중 일부 학생은 자살을 생각하거나 시도했다고도 합니다. 이는 장애학생들이 갖는 특성을 무시하고 공급자 중심 교육을 한 결과입니다. 통합교육의 실효성은 장애인의 다름을 인정하는 심리적 통합까지 이뤄질 때 비로소 생길 것입니다.

반면 장애인 전문 교육기관에서는 장애인 특성을 고려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장애인들끼리 모여서 받는 장애인 개별화 교육은 장애인 자존감 회복에 매우 효과적입니다. 장애인만을 위한 특수교육 시설과 특성화 프로그램을 통해 장애인 학생들은 제대로 된 교육(진로)을 받으며 꿈을 키워 나갑니다. 한국복지대 장애인 교육에는 ‘감사’ ‘미안’ ‘사랑’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가 들어있습니다. 지금까지 장애가 삶의 증오의 대상이었던 학생들에게 장애는 고귀한 특성이라는 것을 강조해 장애에 감사하게 하도록 일깨워 줍니다. 살아있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한 후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열심히 가르칩니다. 학생들도 최선을 다해 배우고 성취를 이룹니다. 2017년 장애인 취업률 71.1%가 한국복지대 교육과정의 우수성을 말해줍니다. 최선을 다했더라도 잘 되지않는 부분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갖게 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미안’은 밖이 아닌 스스로에게 갖는 것으로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기초가 됩니다. 이런 훈련을 어릴 때부터 받았던 장애인들은 일반인들과 어울려 잘 살고 있습니다. 한국복지대의 1학년-치유중심교육, 2학년-목표설정교육, 3학년-취업중심교육, 전공심화과정(4학년) 및 현장실무맞춤형 교육은 한국 최고의 장애인 특성화 교육입니다.

장애인 고등교육 필요성은…?

장애인은 일반인에 비해 더 많은 교육이 필요하기에 대학을 오는 게 좋습니다. 직업을 갖기 위해서는 사회적응능력, 직무적응능력이 필수이기 때문입니다. 장애인들도 의존감을 버리고 자립감을 키우는 데 교육이 필수라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장애인 교육도 장애인 특성을 고려해 2년제, 4년제, 6년제 등 유연한 학제를 갖춘 고등교육기관이 필요합니다.

장애인 진로교육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법·제도적 뒷받침은 무엇인가?
 

법과 제도는 이미 선진국 수준에 와 있습니다. 문제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입니다.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라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과 월 상시근로자 50인 이상의 민간기업에 장애인을 일정 비율 이상 고용하도록 하는 장애인 고용의무제가 있긴 하지만 장애인들을 뽑기보다는 분담금을 내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장애인들은 급여 액수보다 일하는 게 중요합니다. 장애인들은 누구나 일반인들에게 없는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이를 활용한다는 자세를 가졌으면 합니다.

양종국 교수는…
1964년생. 2003년∼현재 한국복지대 장애상담과 교수, 건국대 대학원 교육학 박사
2016·2017 한국학습상담학회장, 2017년 교육부 진로컨설팅위원, 2016년∼현재 재활심리치료교육센터장, 2013∼2014년 한국행동심리연구소장


평택=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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